84. 고종, 효종의 미륵찬[高宗孝宗贊邇勒]
고종(高宗)․효종(孝宗)황제는 모두 미륵대사(邇勒大士)의 찬을 썼는데 총림에서 도가 있다 하는 스님네들이 모두 이 찬에 대하여 회답을 하였으나 두 황제의 마음에 계합되는 글은 적었다.
황제의 찬은 다음과 같다.
푸른 하늘 한조각 구름
구만리 장천에 외로운 달
세간의 바깥에서 머무시니
오묘하도다. 그윽한 생활이여!
저자에 잘도 숨어사니
기이하다, 영웅 호걸이여
따르노니 주장자와 포대 하나 뿐
굶주린 배 채우는 데야 술이든 날고기든 무엇이 나쁘랴
그만두어라,
옥전누각에 흰눈이 나린다.
碧落片雲 長天孤月
能樓物外 妙兮幽絶
慣隱市廛 奇哉英傑
隨行兮 惟有挂杖布袋
充飢兮 何妨酒肉腥血
別別玉殿瓊 樓更加雪
포대 속에 천지를 담고
지팡이로 일월을 떠받치네
지독스런 장난꾸러기 성인 중에 으뜸이요
미련하고 바보같기는 스님 가운데 으뜸일세
명령 행하니 매맞는 곳마다 맷자국이 또렷하고
형틀에 묶어두니 뺨을 칠 때마다 손자국이 선명하구나
그만두어라
이글거리는 화로 위에 내리는 눈 한송이.
袋貯乾坤 杖挑日月
藞藞 聖中絶
憨憨癡癡 僧中傑
令行兮一棒一條
逗機兮一摑一掌血
別別恰似紅爐一點雪
건도(乾道:1165~1173)연간에 직도인(直道者:庵善直禪師)이 보령사(報寧寺)의 주지로 일찍이 이 찬에 화답한 일이 있다.
도량(度量)은 허공을 감싸고
눈에는 일월이 달려있네
하늘나라 있으니 하늘에서 으뜸이요
인간세계 사니 사람 가운데 호걸이라
포대를 내려놓고 사대부주(四大部洲)에 눌러 앉아
주장자 뽑아드니
온누리를 피바다로 만들만 하네
그만두어라
분명한 이 도리를 알기 어려워라.
量包太虛 眼懸日月
往天宮兮 天中之絶
居人間兮 人中之傑
放下布袋兮 坐斷四大部洲
拈起柱杖兮 直得大地流血
別別明明有理難分雪
이범사(李范使)가 이 찬을 올리자 효종은 대단히 기뻐하고 돈 5백만 전과 쌀 백 석을 하사하여 대중의 공양에 보태 쓰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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