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긍당 언충(肯堂彦充)선사의 문장
긍당 충(肯堂彦充)스님은 만암 도안(卍菴道顔)스님에게 공부하였다. 성품이 예리하고 견식이 해박하였으며 고금의 일을 널리 통달하여 이런저런 많은 문장을 지었다. 그 가운데 전우(典牛)스님 어록의 서문을 받고자 간초거사(簡初居士) 우시랑(尤延之)에게 한 스님을 보내면서 지은 글(詞)이 있다.
민아산(珉峨山)아래 뿔 세 개 돋힌 호랑이가
남방에 뛰어드니 그 누가 업신여기랴
늑담사 문준노스님 눈에서 빛을 놓고
남몰래 손을 뒤로 돌려 삼만근짜리 활을 쏘니
한 방에 맞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그 후로 사람 깨물어도 이빨 보이지 않네
무령산(武寧山)에 40년을 살았으나
어찌 유독 강서의 길에만 눌러앉으랴
경산사 도독(塗毒)스님 한 차례 물려
여지껏 남은 이빨자국 설욕할 수 없네
제자를 비야성에 보내어
거사를 찾아 한마디 구하노니
거사가 칭찬을 해도 당장 벙어리될 것이오
거사가 욕을 해도 당장 눈이 멀 것이다
거사여! 칭찬도 욕도 미치지 않는 경지에서
그를 위하여 어록의 서문을 써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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