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123. 황룡파와 양기파

通達無我法者 2008. 2. 27. 14:19
 

123. 황룡파와 양기파



황룡(黃龍)․양기(楊岐)두 파는 모두 석상 자명(石霜慈明)스님의 회하에서 나왔다. 처음에는 황룡스님의 도가 크게 떨쳐 자손이 대를 이어왔다. 그들은 모두 훌륭하여 옛날 마조(馬祖道一)스님 문하의 수효에 뒤지지 않았으며, 진정(眞淨克文)스님 이후 4대를 거쳐 도독(塗毒)스님에 이르렀다(眞淨克文~湛堂文準~典牛天遊~塗毒智策). 한편 양기스님에게서는 2대를 지나(楊岐方會~白雲守端) 법연(五祖法演)노스님이 있었다. 법연스님은 해회사(海會寺)에 있으면서 남당(南堂元靜)스님과 삼불[三佛:불감(佛鑑慧懃)․불과(佛果克勤)․ 불안(佛眼淸遠)]스님을 얻어 그 문호를 크게 넓혔으므로 천하에는 오늘날까지 양기파가 많게 되었다.

소흥(紹興:1131~1162)말에 도독 스님이 입적하자 쌍경사(雙徑寺)는 대(代)가 바뀌게 되었다. 육왕사(育王寺) 불조(佛照德光)스님은 절에 들어오자 맨 먼저 전 주지의 부도에 가서 제사를 올렸는데 서기 의섬(書記義銛)스님이 제문을 지었다. 대중들이 그 제문의 내용이 공정하다 추대하기에, 여기에 기록하여 후세의 학인으로 하여금 조종(祖宗) 유파(流派)의 내력을 알리고자 하는 바이다.



"예전에 자명 노스님은 황룡스님과 양기스님, 두 제자를 두셨으니 마치 한 몸에 왼손 오른 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손들이 여러 유파로 나뉘어 가면서 각기 가문의 대를 이어갔는데, 전우(典牛天遊)스님은 늑담(泐潭:湛堂文準)스님을 등지지 않았으며, 묘희스님(양기파)을 스승처럼 존경하였습니다.

이 덕광은 실로 묘희스님의 법제자이옵고 암주(巖主:전주지)께서는 전우(典牛)스님의 뒤를 이었으니, 비록 출신이 다르다 하지만 다행히 오늘 이곳 주지로 교체받았습니다. 도의(道誼)가 있는 곳엔 생사를 막론하고 잊을 수 없으며 또한 그 유래를 따져보면 모두 자명스님의 한 집안 사람입니다.

암주께서는 평소 도덕이 뛰어나고 논변이 훤출하여 학인을 지도함에 큰 수단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세상에 정평이 나 있는 터이니 여기에 군소리를 더하여 스님의 원식(圓識)을 더럽히고 싶지 않습니다.

삼가 음식을 마련하여 대중을 거느리고서 스님의 부도 앞에 나아가 한 차례 제사를 올리오니, 암주시여! 강림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