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추회요(冥樞會要)

11. 마음도 이름이나 지(知)가 근본

通達無我法者 2008. 3. 3. 17:24
 

마음도 이름이나 지(知)가 근본

 

6-10-11 問 以心爲宗 禪門正脈 且心是名 以何爲體. 答 近代已來 今時學者 多執文背旨 昧體認名 認名忘體之人 豈窮實地 徇文迷旨之者 何契道原. 則心是名 以知爲體. 此是靈知 性自神解 不同妄識 仗緣託境 作意而知. 又 不同太虛空廓斷滅無知也. 問 諸法所生 唯心所現者 爲復從心而變 爲復卽心自性.



문 : 마음으로써 종지를 삼는 것은 선문의 바른 맥입니다. 그러나 마음도 이름인데 무엇으로 그 바탕을 삼습니까.


답 : 근대 이래로 지금까지 공부하는 많은 사람이 다분히 문장에 집착하여서 종지에 어긋나고 근본바탕에 눈이 어두워서 이름만을 알았다. 이름만 알고 바탕을 잊은 사람이 어찌 실제의 마음자리를 궁구할 수 있겠으며, 문자를 좇아서 종지에 미혹한 사람이 어찌 도의 근원에 계합할 수 있겠는가. 비록 선문에서 마음이라고 이름했으나 이 마음은 지()로써 바탕을 삼는 것이다. 이것은 ‘신령스런 앎’으로 성품이 스스로 신령스럽게 아는 것이니, 인연과 경계에 의탁하여 개념을 만들어 아는 허망한 마음과 같지 않다. 또한 큰 허공처럼 텅 비어 있어 아무 것도 없는 단멸된 상태의 무지(無知)와도 다르다.


문 : 모든 법의 생겨남이 오직 마음에서 나타난다 하는 것은 모든 법이 마음에서 변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마음 자체의 자성입니까.

答 是心本性 非但心變. 華嚴經云 知一切法 卽心自性 成就慧身 不由他悟. 法華經 偈云 三千世界中 一切諸群萌 天人阿脩羅 地獄鬼畜生 如是諸色像 皆於身中現. 卽知心性遍一切處 所以 四生九類 皆於自性身中現 以自眞心 爲一切萬有之性. 故隨爲色空 周遍法界 循業發現 果報不同 處異生則 業海浮沈 生死相續 在諸聖則 法身圓滿 妙用無窮. 隱顯雖殊 一性不動矣.



답 : 이것은 마음의 본래 성품으로 단지 마음이 변하는 게 아니다. 이것을 ꡔ화엄경ꡕ에서는 “일체 모든 법 자체가 마음의 자성이라는 사실을 알면 지혜의 몸을 성취하니, 이것은 다른 사람의 깨달음이 아니다”라고 하였고, ꡔ법화경ꡕ 게송에서는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의 일체 모든 중생인 천상․인간․아수라․지옥․귀신․축생 같은 모습이 모두 우리 몸 가운데에 나타난다”고 하였다. 곧 이것으로서 마음의 성품이 일체 모든 곳에 두루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러므로 태()․란()․습()․화()로 나타나는 중생과 육도중생(六道衆生) 및 성문․연각․보살이 모두 자성의 몸 가운데 나타나는 것은 자기의 진심(眞心)으로 일체만유의 성품을 삼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 따라 색도 되고 공도 되어 법계에 두루하며 업을 좇아 발현함에 과보가 같지 않다. 중생의 세계에 처()하면 업의 바다가 부침하여 생사가 상속하고, 성인(聖人)의 세계에 있으면 법신이 원만하여 미묘한 작용이 무궁한 것이다. 이렇게 감춰지고 드러남이 다르더라도 근본자리인 하나의 성품은 움직이지 않는다.


問 若一切法 卽心自性 云何又說 性亦非性. 答 卽心自性 此是表詮 由一切法無性故 卽我心之實性. 性亦非性者 此是遮詮. 若能超遮表之文詮 泯卽離之情執 方爲見性 己眼自然圓明.



문 : 일체 모든 법 자체가 마음의 자성이라면 무엇 때문에 자성이 또한 자성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까.


답 : 일체 모든 법 자체가 마음의 자성이라 함은 긍정의 논리이니, 일체 모든 법에 결정된 성품이 없는 것이 곧 내 마음의 진실한 성품이기 때문이다. 자성이 또한 자성이 아니라고 함은 부정의 논리이다. 만약 긍정과 부정의 논리를 초월할 수 있다면 즉()하고 이()하는 긍정과 부정의 논리로서 집착하는 알음알이가 사라져 바야흐로 자기의 성품을 보게 되니, 자기의 안목이 자연 뚜렷하고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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