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제 19 조 구마라다(鳩摩羅多) 존자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09:47
 

 

 

제 19 조 구마라다(鳩摩羅多) 존자

  

  월지국(月氏國) 사람이다. 처음에 가야사다를 만나 법을 받았다. 교화하러 다니다가 북천축에 이르렀을 때에 사야다(闍夜多)라는 대사(大士)가 발에 기름을 바르고 여러 나라를 다니고 있었는데, 멀리서 가야사다를 보고 달려가서 절을 하고 물었다. 

  "우리 부모는 언제나 마음으로 정성껏 공양하고 또 불도를 구하는데 무슨 인연으로 오랫동안 병고에 시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이웃집을 보면 항상 흉악한 짓만을 하고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재앙도 없으니, 이 두 가지 사실은 참으로 모르겠습니다. 바라건대 자비로써 설명해 주십시오." 

  존자가 대답하였다.

  "업이 3세에 통함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선을 쌓은 집에는 경사가 있고, 악을 쌓은 집에는 재앙이 있느니라." 

  이 말을 들은 사야다는 기뻐하여 출가할 뜻을 세우고 조사에게 받아 주기를 간곡히 원하였다. 조사의 허락을 받자마자 곧 도과를 증득하니, 조사가 법을 전해 주고, 이에 게송을 말하였다.

  

  성품에는 본래 남[生]이 없지만 

  구하는 이를 위하여 그렇게 말한다.

  법에 얻을 것이 없는데

  어찌 결정한다 못 한다를 걱정하리요.

  性上本無生 爲對求人說

  於法旣無得 何懷決不決

  

  조사가 법을 전한 뒤에 자리에서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어 두 쪽으로 갈라 놓으니, 갈라진 곳에서는 큰 광명 있어 대중을 환하게 비추었는데, 그런 연후에 열반에 들었다. 이 때 이 땅은 왕망(王莽)이 즉위한 지 18년(22년) 임오(壬午)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구마라다 존자는 

  대단히 마음이 담담하여

  스승님의 비결을 듣고서

  아버지 떠나기에 거리낌이 없었다.

  鳩摩羅多 大常心簷

  蒙師爲訣 委父無猒

  

  본래부터 연마할 것이 아니지만

  기꺼이 망치에 의존하고

  한 자리에 홀로 앉았으니

  하늘과 인간이 우러러보더라.

  本非鍜錬 肯籍鎚鉗

  一榻孤坐 人天禮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