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 조 바수반두(婆修盤頭) 존자
나열성(羅閱城) 사람이며, 종성은 비사거(毗舍佉)요, 아버지의 이름은 광개(光盖)요, 어머니의 이름은 엄일(嚴一)이다. 존자가 사야다(闍夜多)의 법을 전해 받고 교화하러 다니다가 나제국(那提國)에 이르러 상자재왕(常自在王)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데, 하루는 어떤 사자가 급히 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백만의 코끼리 군사가 남쪽으로 쳐들어왔습니다."
왕이 놀라며 말했다.
"큰일이 났구나! 어떻게 적을 물리쳐야 하지?"
이에 조사가 말하였다.
"대왕께서 걱정하지 마시고 둘째 태자이신 마나라(摩拏羅)로 하여금 할(喝)을 한 번 살짝 하게 하십시오."
왕이 태자에게 할을 하라 하였고, 태자는 왕의 분부를 받들고서 바로 성 남쪽에 가서 곧 왼손을 들어 배를 두드리며 할(喝)을 하자, 코끼리 군사가 땅에 넘어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왕이 이런 광경을 보고 매우 감탄하여 태자를 거두어 주기를 조사에게 애원하니, 태자는 곧 출가하여 거룩한 계를 받았다. 그 때에 태자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백만의 코끼리를 무찌르기 위하여
배를 두드리며 신통을 부리니
일체의 모든 궁전이
모두가 흔들렸네.
爲摧百萬象 鼓腹作神通
一切諸宮殿 無不震動者
스승님 방편의 힘을 만나
해탈을 얻게 하시니
부모님께 머리 숙여 하직하고
애욕의 불길에서 벗어나리라.
遇師方便力 而得度脫我
稽首父母辭 而出於愛火
그 때 조사가 태자를 데리고 유행(遊行)을 떠나 교화를 펴면서 훌륭한 법의 깃발을 세우고, 이어 법을 전해 주면서 다음의 게송을 말하였다.
거품도 허깨비도 모두 찾을 길 없거늘
어째서 깨닫지 못하는가.
법이 그 가운데 있는 줄 알면
지금도 아니요 옛날도 아니다.
泡幻同無礙 如何不了悟
達法在其中 非今亦非古
조사가 입정(入定)할 때는 중국 후한(後漢)의 제5대 양제(煬帝) 9년 정사(丁巳)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바수반두는
수행할 적에 눕지도 않으면서
온갖 고행을 다 겪었으나
도리어 게으름뱅이가 되었다.
婆修盤頭 修行不臥
雖歷辛懃 翻成懶惰
손가락으로 인해 달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 화음을 한다네.
거품과 허깨비가 진실치 않거니
조당집 > 조당집(祖堂集) > 조당집 제 2 권 > 65 - 74쪽
K.1503(45-233),
걱정과 망정은 허물이 없다.
因指見月 逢歌指和
泡幻無眞 慮情無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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