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 수단(白雲守端: 1025~1072)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천하 총림을 흥성하게 만든 것은 대지(大智)스님의 힘이다.
그러므로 조사당 한복판엔 달마스님의 영정을, 서쪽엔 대지스님의 영정을, 동쪽엔 개산(開山)하신 큰스님들의 영정을 모신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그러나 개산하신 큰스님들의 영정만을 봉안하는 데 그치고 그들의 조종(祖宗)을 생략하는 것은 마땅치 못한 일이다.”
운거 원우(雲居元祐: 1027~1092)스님은, “내, 여러 큰스님들의 입적을 살펴보니 반드시 그 유해를 모시기 위하여 부도를 세우는데 땅은 유한하고 사람은 죽는 사람은 끝이 없으니, 백천년 후에는 반드시 부도 하나 세울 땅마저 없게 될 것이다.” 하고는 굉각(宏覺)스님의 탑 동쪽에 난탑(卵塔)을 만들어 놓고, “주지 중에 부서지지 않는 생신(生身)을 지녀서 화장하여 사리가 비처럼 쏟아지는 사람이 아니거든 그 뼈며 돌을 모두 이곳에 묻어라” 하였다.
또 그 서쪽에 난탑(卵塔)을 하나 마련하고, “대중스님이 죽거든 그 뼈를 이곳에 묻도록 하라” 하여 이를 ‘세 탑〔三塔〕’이라 하였다.
두 노스님의고매한 식견이야 후세의 모범이 되고도 남음직 하지만 그들의 외로운 주장은 지속되기 어렵고, 대중의 비위에 거슬리는 일이란 이루어지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이 말씀에 찬성하는 자가 있으리라 믿기에 내 두고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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