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55. 삼생장의 주장자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3:45

 

 

 

어느 스님이 한번은 삼생장(三生藏)* 에 올라가 사대(思大 : 南嶽慧思스님)스님께서 평소 짚으셨던 주장자〔錫杖〕를 뽑아들었다가 다시 세워놓으려 하였지만 온갖 의심이 생겨 결국 바로 세워놓지 못하다가 갑자기 스스로 생각하되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하고 곧 석장을 들어 도로 놓으니 석장은 기울지 않고 똑바로 세워졌다 한다.  

 

그가 나에게 그 까닭을 묻기에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주장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일에 마음이 일면 바로 착오가 생겨나는 법이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아이들이 종이 자르는 모습을 보아라.  

마음을 내면 실수를 하지만 아무런 마음 없이 자르면 전혀 어려움 없이 똑바로 잘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닦는 사람은 잠시라도 관조(觀照)를 떠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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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악(南嶽)의 남태사(南台寺)와 복엄사(福嚴寺) 중간에 있는 혜사(慧思)의

   삼생(三生)을 기념하는 탑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