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57. 강승회와 담제스님의 영험전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3:54

 

 

 

강승회(康僧會)는 천축(天竺)스님이다.  

오(吳)나라 적오(赤烏) 10년(247), 처음 건업(建業)지방에 작은 암자를 지어 불상을 모셔 놓고 불법을 펴자 손권(孫權)이 수상하게 여겨 그를 불러들여 물었다.

 

   "불도를 믿으면 어떠한 영검이 있는가?"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어느덧 천년이 지났지만 유골인 사리는 사방으로 신비한 빛이 나니,

지난날 아육왕(阿育王)이 8만 4천 곳에 탑사(塔寺)를 세운 것은 여래께서 남기신 가르침의 징표입니다."

   "만일 사리가 나온다면 마땅히 탑을 세우겠지만 허튼 소리를 지껄였다면 형벌에 처할 것이다."

 

   이에 스님은 7일간의 여유를 달라 청하고 곧 그의 제자들과 함께 깨끗한 방을 꾸며 구리병을 책상 위에 올려�고 향을 사르며 예불하면서 사리를 내려달라 기원하였다.  

그러나 7일이 다 되어도 아무런 효험이 없자 스님은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하였는데 21일이 되던 날,

갑자기 병 속에 땡그랑하는 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과연 사리가 담겨 있었다.  

 

이를 손권에게 보여주자 여러 신하들과 한데 모여 사리를 살펴보니 사리에서는 오색영롱한 빛이 눈부시게 비치었고, 그는 몹시 놀라며 '보기 드문 상서'라 하였다.

 

   담제(曇 諦 : ?~453)스님의 부친 융상(肜常)이 기주(冀州) 별가(別駕)로 있을 때의 일이다.  

그의 모친 황씨(黃氏)가 낮잠을 자는데 어느 스님이 어머니라 부르며 불자(拂子) 하나와 쇠로 조각한 문진(文鎭) 두개를 주는 꿈을 꾸었는데 깨어나니 두 가지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임신을 하게 되어 담제스님을 낳았다.  

 

이 두 가지 물건은 담제의 전신(前身) 굉각(宏覺)스님이 살아계셨을 때,

요장(姚萇)을 위하여 법화경을 강설하자 요장이 굉각스님에게 바친 예물이었으며,

굉각스님이 입적한 날이 바로 황씨의 꿈에 물건을 전해 준 그날이었다.

 

   회스님은 정성이 지극하여 살아 생전에 사리를 얻을 수 있었고,

담제스님은 큰 서원(誓願)을 세웠으므로 죽으면서도 그 물건을 전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아!   진실한 정성과 큰 서원으로도 생사를 마음대로 뒤바꿀 수 있는데 하물며 마음의 성을 지키는 사람〔護心城者〕이야 어떠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