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은 용모가 옛스럽고도 괴상하였다.
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때때로 혼자서 중얼거리고 웃으면서 저자거리를 돌아다녔다. 도포자락을 걷어부치고 달린다거나 또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엇을 그린다거나 아니면 한참동안 우두커니 서 있기도 하고, 고기집. 술집을 전전하며 음식을 가리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 중’이라 불렀다.
회(懷)스님이 출가하기 전에 지언 법화스님은 그를 보고 등을 어루만지면서, “덕산. 임제로다” 한 적이 있었다.
또 승상 여허공(呂許公)이 불법의 대의(大意)를 묻자, “본디 한 물건도 없지만 한 맛이 그대로 진미를 이루도다〔一味總成眞〕” 하였다.
어느 스님이 물었다.
“세상엔 부처님이 계십니까?”
“절안에 있는 문수상이다.”
또 어느 사람이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께서는 범인입니까, 아니면 성인입니까?”
스님은 손을 내저으며 말하였다.
“나는 그런데에 머물지 않는다.”
스님께서 입적하실 때 마지막 게송을 지었으나 그 뜻은 알 수가 없다.
나는 무량겁 전부터
서다국토(逝多國土 : 中印度 舍衛國)를 이룩하였는데
교화 인연이 다 끝났으니
남쪽으로 돌아가리라.
我從無量劫來 成就逝多國土
分身揚化 今南歸矣
그리고는 오른쪽으로 누워 입적하시니, 경력(慶曆) 무자(1048) 11월 2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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