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61. 근기를 알아보는 밝은 안목/조각(照覺)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14:10

 

 

 

 조각(照覺 : 1025~1091)스님은 원풍(元豊) 연간(1078~1085)에 율종(律宗)사찰 동림사(東林寺)를 선종으로 바꾸니,

천하의 선승들이 스님의 기풍을 우러러 모이게 되었는데 모두 믿고 경외하여 ‘육신대사(肉身大士)’라 불렀다.    

스님에게서 칭찬을 듣거나 인정받는 사람은 반드시 여러 지방에 명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스님은 사람을 가볍게 인정하지는 않았다.

 

   나한사(羅漢寺) 소남(小南 : 1050~1094)스님은 운거 원우(雲居元祐 : 1027~1092)스님의 법제자로 법안이 밝았으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가 한번은 동림사를 찾았는데 조각스님은 종을 울리어 대중을 모으고 청계(淸溪)의 윗길까지 마중 나가니 문도들이 크게 놀랐으며,

그로부터 명성이 나날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불인 요원(佛印了元 : 1032~1098, 雲門宗)스님이 두 번째 운거사(雲居寺)로 돌아왔을 때 영원 유청(靈源惟淸 : ?~1117, 臨濟宗 黃龍派) 노스님은 황룡산에서 처음으로 그곳을 찾아와 대중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숨겨왔는데,

불인스님이 법좌에 올라가 대중들에게 알리고 그를 맞이하여 좌원(座元)이 되어주기를 부탁하였다. 

 

그의 예우가 남달랐으므로 영원스님이 부탁을 받아들이니 총림의 납승들이 날로 가까이 하면서 회당 조심(晦堂祖心) 노스님의 법과 도를 알게 되었다.

   아! 선배 큰스님들은 위와 같이 법기(法器)를 성취시켜 그가 세상에 큰 도움이 되게 하셨다.    

요(堯)임금이 4명의 흉악한 이를 죽이고 16명의 어진 이를 등용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들을 순(舜)임금에게 넘겨주었을 뿐이다.   

비록 옛 성인이 하신 일이라도 이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두 노스님 또한 이를 알고 있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