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般若心經)·성법스님

반야심경/성법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5. 16. 08:58

⊙ 물질에서 진리를 찾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 법에서 수행방법으로

시고 공중 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진 무고집멸도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 수행방법에서 깨달음으로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 고득야뇩다라삼먁삼보리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증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空卽是色

물질, 우주, 그리고 나

물질에 대한 설명을 마치기 전에 아주 근사한 예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탄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전형적인 원소인데, 우리에게 가까운 이 탄소의 일생이 인연에 따라 어떤
과果가 이루어지는지 한번 보십시오. 이것은 불교의 인과법因果法, 즉 연기론緣起論
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화학자 프리모 레비(1919~1987)의 글 중에서 입니다.

-중략-
그것은 탄소원자 셋 그리고 칼슘원자 하나와 결합하여 석회암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런데 절단되어 석회로를 통과하면서 날개를 얻게 되었다.
(이 표현은 안타깝게도 레비가 유태인 집단수용소에 있었을 때를 묘사한 것입니다. 석회로란 그 악명 높은 '소각로'입니다)
그 원자는 바람에 포획되어 땅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도 하고 10km 높이로 상승하기도 한다. 하늘을 날고 있는 매에 흡입되기도 하고 바닷물에 세 번 용해되었다가 다시 공중으로 방출되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우연히 유기화학적 모험을 하게 되었다. 운 좋게 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다 그 안으로 침투해서 태양광선에 의해 고정되었다. 눈 깜빡 할 사이에 거미에 포획된 곤충처럼 탄소원자는 산소들로부터 분리되고 수소와 결합하여 결국 생명의 사슬에 편입되었다. 그것은 피의 흐름에 진입하여 신경세포의 문을 두드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탄소와 교체된다. 그 세포는 뇌에 속하고 그것은 나의 뇌이다.
(마틴 리스저 / 태초 그 이전 / 해나무)

제가 여러분이 가능하면 물질에 대해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공을 들이는 목적은 이와 같이 결국
물질=우주=나 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사실을 인식시켜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공'空 이란 개념도 이 등식의 성립과정을 '조견'照見하는 것이고, 그 성립과정은 다시 반야심경의 '오온'五蘊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물질을 단순히 욕심을 일으키는 대상쯤으로 간주한다면, 공의 이해는커녕 '불도佛道를 이루겠다'
는 수행자로서의 서원은 무량 겁 동안 접어두어야 할 겁니다.
제가 갖는 기우는 만약 이런 식으로 연구와 사고를 축적해가고 있는 서양의 문화와 철학이 불교에 그 과학적 성과들을 접목시킨다면, 우리는 백 년 후쯤 미국이나 유럽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구하기 위한 구도의 길에 올라야 할지도 모릅니다. 백 년 후에도 불공과 제사가 우리나라 절의 주
'임무'가 된다고 가정할 때 말입니다.

※ 성법스님 저서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