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설당 "부처님 오신날" 연등을 올리는 의미
불교에서 등불이란, 무명(無明)의 어둠을 밝히는 지혜의 광명을 말합니다. 또한 등불을 공양하는 것은, 과거 인도로부터 깨달은 자에 대한 우리의 존경과 찬사의 표시를 의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등불을 성인들 앞에 올리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모든 중생들의 어두운 마음을 밝게 해 주고, 나의 모든 기원이 성취되어질 수" 있기를 우리는 바라는 것입니다. 경전 『현우경(賢愚經)』 가운데 「등불 공양의 유래」를 알려 주는 다음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빈자일등(貧者一燈)」의 이야기로서, 부자가 공양한 만 개의 등보다 가난한 자의 정성이 담긴 한 개의 등의 공덕이 큰 것임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부처님 재세시(在世時) 사밧티 성에 문전걸식을 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부처님께서 그 성을 방문하시던 날, 온 성안은 부처님을 맞이할 연등회 준비로 바빴다. 이 여인도 등불을 켜 부처님께서 오시는 길목을 밝히고 싶었으나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여인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동전 두 잎을 빌어 기름을 샀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지나실 길목에 등을 밝히고 홀로 기원하기를,
"이제 부처님을 만나게 되니 참으로 복된 일입니다. 부처님 저는 가난하여 아무 것도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보잘 것 없는 등불 하나를 밝히오니, 이 공덕으로 저도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어지이다" 하였다.
밤이 깊어 다른 등불은 모두 꺼져버렸으나, 이 여인의 등불만은 환히 빛나고 있었다. 등불이 모두 꺼지기 전에는 부처님께서 잠들지 않을 거라 생각한 시자 아난다는 그 여인의 등불을 끄려 했으나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야,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것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등불의 공덕으로 그 여인은 미래세에 필경 부처가 되어질 것이다.'
이렇듯 부처님께 등을 바치는 것을 「연등공양」이라 합니다.
가난한 여인의 정성스런 작은 등불이 수 많은 등불이 꺼져버린 후에도 홀로 남아 어두움을 밝히고 있었듯이, 우리도 이 시대를 구제할 큰 서원과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께 연등공양을 올리고 우리 마음의 등불을 활짝 밝혀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이 탐내고 증오하는 어두운 마음을 정화하고, 길 잃고 헤매는 많은 이웃들의 길을 안내하는 등불이 되고, 아울러 자기 마음을 밝히는 계기를 삼아 모든 원하는 일이 다 성취되도록 합시다.
- 성 법 합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