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無眼界 乃至無意識界
☆ 가장 겉의 마음 전5식
유식학에서는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을 전5식前五識이라 합니다. 제6식인 '의식'意識만을 독립된 식으로 구별하여 부르고, 그 이전의 식이라는 의미로 전오식이라 합니다.
몇 번 언급하였듯이 눈 · 귀 · 코 · 혀 ·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감각의 식을 전5식이라 한다는 이야기인데,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 감각기관은 외부손상에 의해 고장 날 수 있는 오류투성이의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또, 아주 제한적인 정보로 우리를 현혹시키기 때문에 깨달음을 추구하기에는, 더욱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식識이라는 말입니다.
좋아하는 색깔이 다르고 입맛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 것도, 심지어 그러한 차이로 부질없는 시비를 일으키는 것도 참으로 어리석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냥' 느끼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주 심하게 표현하면 이 전5식은 '마음' 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오직 의식을 일으키기 위한 전前단계 생각(前念), 즉 생각을 일으키기 이전의 육체적 감각의 발동이라고 생각하시면 정확합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뒤의 제6식인 '의식'과 앞 뒤 연관 없이 그대로 존재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意識을 위해 예비적 식識을 잠시 감지하는 것이 전5식의 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TV를 보며 '웃었다'는 것은 전5식 중 눈과 귀의 작용인 안식眼識과 이식耳識이 주로 작용하여 그 결과 웃은 것인데, 실상 '웃은 마음'은 전오식이 아니라 제 6식이나 제7식에 속합니다.
이렇듯 제6식은 전5식보다 한 단계 더 깊은 마음을 뜻하고 제7식은 다시 제6식보다 한 단계 더 깊은 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설명도 이런 식(이번의 식式은 방식의 식입니다)으로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앞에 제 몇 식이라고“제”자를 붙인 것은 6근의 6식과 혼돈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 본 내용은 성법스님 저서인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