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스님

부처님의 열반-2

通達無我法者 2008. 11. 25. 19:49

 

 

부처님의 열반-2

글· 광덕 큰스님


부처님님께서는 “물어라, 의심나는 것이 없느냐.” 그러시고는 일일이 다 대답을 하시고 친히 그것도 부족하셔서 수없는 말씀을 계속하십니다. 그 끝에 마침내 “그만 잠잠하라, 때가 왔다. 나는 이제 열반에 들고자 하노라.” 이렇게 말씀을 남기시고는 조용히 깊은 선정속에 드셨습니다.

이제 부처님 열반재일을 맞이해서 우리들은 자비하신 부처님의 크신 은혜에 감격합니다. 그리고 열반에 드실 즈음에 남기신 부처님 법문 몇 가지를 돌이켜보아서 우리들 마음속에 다시 깊이 새겨 보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즈음에 남기신 법문 가운데서 첫째는 여래상주의 선언이십니다. 부처님은 항상 머무신다는 것입니다.
저는 항상 “부처님은 진리의 태양, 영원히 저물 줄 모르는 진리의 태양이시다”는 표현을 합니다마는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면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래는 영원히 항상 머무신다. 부처님은 육체의 몸, 형상의 몸, 음식의 지탱으로 유지되는 몸이 아니라 법의 몸이며 허물어지지 않는 몸이다. 금강신이다. 영원히 항상하신 몸이다.”

이것을 몸소 선언하셨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열반경계, 그 열반에 드신 경계가 어떻다 하는 것을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이 몸이 다하고 이 몸이 허물어져서 열반에 들어 정말 그 모습이 다 없어져서 재가 되고 연기가 되고 아무 것도 없어져 버릴 때 허무한 도깨비가 될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시기를 영원하고 변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열반경계는 영원하고 즐겁고 진실하고 청정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진리의 완전상, 진리의 영원상, 진리의 자재상, 진리의 완전 성취상을 여실하게 갖췄다는 사실을 친히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열반사덕(涅槃四德)이라고 해서 영원히 멸하지 않는 불멸의 부처님이 이와 같이 무량한 공덕을 원래부터 가지고 계시다 하는 사실을 밝히신 법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법문, 이것은 바로 누구의 것이냐. 여래 광명이 영원하고 여래광명이 불멸이지만 진리가 영원하고, 참으로 청정하고, 참으로 즐거움이 충만하고, 참으로 진실이 영원하지만 이것이 부처님의 것이라는 뜻에서 ‘일체 중생의 것이다’ 하는 것을 저는 보았습니다.


진실생명의 세계


아마 30년 전인 것 같습니다. 그 무렵 저는 경을 보면서 그것을 깨닫고는 바로 인간신성, 인간권위, 인간절대가치의 선언이라는 대문을 여기서 읽었습니다. 아마 그 때 이후 지금까지 저는 입만 열면 그런 말씀뿐일 것입니다. 그 근거는 바로 여기 있었던 것입니다. 열반에 들면, 이 몸이 사라지면 죽어 없어져서 고통의 바다에 헤맨다. 아니면 아무 것도 없다든지, 아니면 누가 건져줘야 산다는 것은 미망한 중생들의 얘기에 불과합니다. 미망중생, 즉 번뇌가 다하지 못한 범부들의 얘기입니다.

번뇌가 다한 진실한 생명 땅, 그것은 불멸의 여래 광명이 충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고가 아닙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럽고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무아가 아닙니다. 정반대입니다. 영원하고 참되고, 참된 즐거움이 충만하고 청정이 넘쳐납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이것이 생명이며, 이것이 진실이며, 이것이 부처님입니다. 만인의 생명입니다.

형제 여러분, 마하반야바라밀 법문을 통해서 우리는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것임을 배우고 실천하고 행하고자 하는 것을 형제들은 아실 것입니다. 부처님의 이 말씀을 통해서 범부소견으로 집착했던 ‘이 세상은 무상한 것이고 덧없는 것, 허망하게 변하는 것이다’ 하는 생각을 깨뜨려 버립니다. ‘이 세간은 필경 고다, 영원히 고는 면할 수 없다’ 이런 관념들을 다 깨버립니다. ‘무아다, 부정이다, 항상 더러운 것이 넘친다’ 이런 생각들을 다 깨뜨려 버립니다.

진리의 세계, 부처님의 세계, 진실의 세계, 우리 진실 생명의 세계, 열반의 세계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범부의 세계는 덧없이 변하는 것이고 항상 고가 넘치는 것이고 나(我)라고 하는 실상이 없고 더러운 것이 넘치지만 열반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 진리의 세계, 법의 세계, 부처님의 세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인을 위한 축복


형제 여러분! 이 부처님의 법문을 깊이 새기십시오. 부처님의 이 한량없는 은혜의 물줄기가 우리들의 생명 위에 지금 부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오늘 부처님의 열반재일을 맞이해서 다시 새겨봐야겠습니다. 부처님의 열반법문에서 두 번째로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것은 불성보변(佛性普遍)의 말씀입니다.

부처님 성품이 널리널리 두루하다. 만인의 생명이, 일체 중생의 생명이, 불성광명이 너울치고 있습니다. 일체 중생이 불성이 두루하다는 말씀, 일체 중생의 본성이 불성이라는 말씀, 그래서 모든 중생 그 모두가 성불한다는 것이 이 선언입니다. 누구나 성불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구원받고 어떤 사람은 구원 못 받고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만인의 본성, 생명 가운데 이미 성불의 종자가 갖춰져 있으며 성불의 무한공덕이 이미 꽉 차있음을 선언하셨습니다. 그 누구도 버림받을 사람, 죄 받을 사람, 고통 받을 사람, 망할 사람, 불행할 사람이 없습니다. 겉껍데기 흐린 눈으로 그런 것이지 실로 생명 밑바닥에는 이와 같은 완전구족한 부처님의 한량없는 은혜가, 진리의 위신력이 넘쳐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시고 그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시 인도사회에는 아주 악한 사람, 착한 마음씨라고는 터럭만큼도 없다고 일러지는 일천제(一闡提, icchatika)도 성불한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열반하실 때의 법문입니다. 성불 안 할 사람은 없습니다. 존경 못 받을 사람은 없습니다. 축복 못 받을 사람은 없습니다. 이 법문은 일체 중생의 해방이요, 궁극적인 완성이며, 성불의 선언입니다. 인간을 위한 최상의 축복입니다. 인간을 위한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당신과 똑같이 이루신다 하는 것이 당신의 원이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시없는 축복을 이와 같이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지혜 광명선언은 일체중생 청정완성을 꿰뚫어 보시면서 그것을 각자가 확인하고 그것으로 자재하게 쓸 것을 우리에게 촉구하고 계십니다. 여래상주(如來常主)의 법문은 실로 영원한 진리의 태양이 우리와 함께 머물러서 우리를 밝히고 힘이 되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처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머무시어서 지혜가 되시고 위덕이 되시고 힘이 되시고 용기가 되시어 우리의 앞길을 밝히고 계십니다.

여래상주의 이 법문이 바로 부처님이 우리를 외롭게 놔두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하겠고, 두 번째 불성보변의 법문을 통해서 우리들 자신이 불성이라는 사실을 다시 깊이 되새겨서 참된 인간의 길, 참된 중생의 길, 참된 사회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차제와 그 궁극적인 종교의 방식에 대해서 이 법문을 통해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일체 중생을 부처님으로 만든다. 일체 국토를 불국토로 완성시킨다 하는 그 원리가 사실인즉 이 불성보변이라는 이 가르침 가운데 들어 있습니다. 우리들은 누구든지 평화롭게 살고 싶고 보람있게 살고 싶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많은 사람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어합니다. 정치하는 사람이든지 그 밖에 사회 문화 등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든지 그 마음속에 그것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모르고 헤매고 있습니다. 모르고 헤매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다투고 대립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이 불성보변의 진리를 통해서 그 길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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