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無眼界 乃至無意識界
☆ 머금고 저장하는 마음인 제8식과 제9식
제8식은 아뢰야식阿賴耶識 이라고 하는데, 함장含藏 혹은 이숙異熟이라는 뜻이 있는 마음을 일컫습니다. 어려워지니 제가 여러분을 위해 만든 표를 먼저 보십시오.
제8식을 함장식含藏識이라고 부르는 것은 모든 의식은 물론 무의식까지 저장 기억하는 창고와 같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리고 이숙식異熟識이라고 부르는 것은 제8식에서 비로서 근본적으로 생각이 바뀌거나 성숙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의 제7식까지는 반연攀緣(생각을 일으키는데 유형, 무형의 대상이 있어 그것으로 자아를 인식하게 되는 마음. 선가에서 즐겨 씀)이 있지만 제8식은 반연이 없이도 스스로 생성하고 생각의 씨를 일으킨다는 의미로 종자식種子識이라고도 합니다. 즉, 유식학에서는 일체 마음의 종착지라는 개념으로 제8식을 설합니다.
가장 깊은 의식, 무의식이 잠재된 큰 바다와 같습니다. 선악과 시비도 끊어진 자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제8식이 윤회의 근본 마음이 된다는 주장이 '아뢰야식연기론'입니다. 제8식은 너무나도 중요해 원효도‘대승기신론’에서 이 아뢰야식을 분석해 놓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제6식 제7식 제8식의 유식론은 세친의 유식삼식론을 중심으로 설명해 드린 것입니다. 그런데 유식론은 이 제8식에서 그치지 않고 제9식까지 이어집니다. 왜냐하면 제8식을 미망迷妄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음이요 윤회의 주체가 되는 마음이라고 보는 탓에, 그야말로 오염되지 않은 더 깊은 내면의 '순수한' 마음을 찾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무척 중요한 이유는 깨달음을 이룬 마음은 말 그대로 인연과 업을, 곧 윤회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무명無明에서 완전히 이탈된 마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무명에서 해탈된 마음을 제9식이라 하게 됩니다.
제9식은 아마라식阿摩羅識, 진식眞識, 무구식無垢識 등으로 불리는데 결국 청정무구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이 제9식을 진제가 주장했다고하여 아예 세친의 유식이 아니라'진제유식'眞諦唯識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심밀경解深密經 같은 유식계통의 경전에서는 제9식을 사실상 반야般若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참 어려우실 겁니다. 그래서 유식사상의 견지에서 보는 마음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그치겠습니다.
마음을 좀더 깊이 있게 설명 드리기 위해 유식사상을 말씀드렸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유식사상보다 중관사상을 지지합니다. 반야심경의 '정신'도 유식사상이 아니라 중관사상에 있습니다.
※ 본 내용은 성법스님 저서인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