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갈래 머리를 딴 여자야
제14장
승문(僧問) : 한 스님이 여쭈었느니라.
“여하시청정가람(如何是淸淨伽藍)?” 어떤 것이 청정 가람입니까?
사운(師云) : 스님이 이르셨느니라.
“아각여자(角女子).” 말끔히 양 갈래 머리를 딴 여자야!
운(云) : 여쭈었느니라.
“여하시가람중인(如何是伽藍中人)?” 누가 가람 안의 사람입니까?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셨느니라.
“아각여자유잉(角女子有孕).” 양 갈래로 머리 딴 여자가 애를 뱄어!
강설 / 조주스님은 보이는 사실대로 말씀 하신다. 청정한 가람이 양 갈래로 머리 딴 여자의 젊고 귀여운 모습이라면, 청정한 가람 안의 사람은 여자 뱃속의 태아이다.
제15장
문(問) : 여쭈었느니라.
“승문화상친견남전 시부(承聞和尙親見南泉, 是否)?” 듣자온데, 스님은 남전 스님을 친견하셨다는 데 그렇습니까?
사운(師云) : 스님이 이르셨느니라.
“진주출대나복두(鎭州出大蘿蔔頭).” 진주 땅에는 왕무우가 나와!
강설 / 중국의 진주는 대나복, 곧 왕무우가 많이 나오는 지방이다.
우리가 말한다. “대부도에 포도가 나와!”
문제는, 친견 여부를 물었는데 조주스님은 왜 왕무우 산지를 말씀하셨을까?
제16장
문(問): 여쭈었느니라.
“화상생연십마처(和尙生緣什處)?” 스님의 태자리가 묻친 생연터는 어디입니까?
사이수지운(師以手指云) : 스님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르셨느니라.
“(서변 경향서)西邊, 更向西.” 서쪽, 저어기 그 너머 서쪽이야!
강설 / “어디서 사는 누구이며, 성씨는 무엇이고 누구네 몇째 아들인가? 또한 언제 출가를 하였는가?” “춘래초자청(春來草自靑)! 몸이 옴에 풀이 절로 푸르더라!”
제17장
문(問): 여쭈었느니라.
“법무별법 여하시법(法無別法, 如何是法)?” 법에 별다른 법이 없다면, 어떤 것을 법이라고 합니까?
사운(師云) : 스님이 이르셨느니라.
“외공 내공 내외공(外空, 內空, 內外空).” 외공(外空, 밖도 비고), 내공(內空, 안도 비고), 내외공(內外空, 안과 밖이 다 비었어)!
강설 / 다르마에는 순야타! 법에는 실체가 없는 것! 밖도 순야타, 안도 순야타, 내외가 순야타! <금강경>에서는 말한다.
“법은 비법(非法)이며 비법(非法)도 아니니라.”
지묵스님 / 장흥 보림사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