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般若心經)·성법스님

반야심경/성법스님

通達無我法者 2009. 4. 29. 00:58

 

 

⊙ 물질에서 진리를 찾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 법에서 수행방법으로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진 무고집멸도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 수행방법에서 깨달음으로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 고득야뇩다라삼먁삼보리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증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진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 12연기의 정리

부처님의 깨달으신 실체이기도 한(실은 12연기를 통해 오히려 실체가 없음을 다시 말해 공의 이치를 얻은 것이지만) 이 12연기의 핵심은 그림같이 12연기 자체가 서로 맞물려 '앞의 것이 없으면 뒤의 것도 없다'는 진리를 간파하라는 것입니다. 무명에서 노사를 거쳐 다시 본래의 자리인 무명에 이르는 윤회를 거듭하게 되는 것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 해당하는 진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유정有情, 무정無情 즉, 생명체는 물론 단순한 물질까지 다 포함된다는 뜻으로, 곧 우주의 법계가 다 그러하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과학철학의 창시자격인 20세기 최고의 철학자인 화이트헤드(A.N.Whitehead:1861~1947 영국의 물리학자, 철학자) '유기체 철학'이 바로 이런 연기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전개되는데, 너무 곁가지를 치는 것 같아 설명을 미루는 것이 애석하긴 합니다만, 관심 있는 분은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이나 '부분과 전체, '과정과 실재'등을 보시면 새로운 안목이 열리실 겁니다.

과연 이처럼 간단해 보이는 12연기를 우리는 어떻게 또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반야심경과 12연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이 문제들을 마저 풀어야 반야심경 해설의 다음 진도를 나갈 수 있습니다.

12연기를 부처님이 순관順觀 역관逆觀으로 깨달으셨다고 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순관과 역관에 대해서는 초기불교의 많은 경전에서 한결같이 확인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용수 등에 의해 공관空觀이 확고해지고 대승 사상이 꽃을 피움으로써, 이 12연기도 공의 개념을 빠뜨리고는 설명할 수 없게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공의 개념이 없던 초기의 불교에서는 12연기를 '한 세대, 하나의 사이클'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12연기를 화엄의 법계연기法界緣起와 직접적으로 대비시킬 수는 없는 일입니다.

12연기의 순관이란 무명에서 행, 식. 노사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관하는 방법으로, 무명이 있음으로 행이 있고, 행이 있으므로 식이 있고, 식이 있으므로 명색이 있다는 식으로 관하여 노사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관이란 노사에서 시작하여 노사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유가 멸한다고 관하여 무명까지 멸한다고 관하는 것입니다.

순관이든 역관이든 관건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생기고, 저것이 멸하면 이것도 멸한다'는 모든 존재와 그 가치는 서로 의지하고 상의상관相依相關 관계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지 독립된 자성自性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데 있습니다. 이 말은 12연기의 순관, 역관을 순환의 고리로 표현한 앞의 그림에서 어느 한 곳에서 만이라도 다음으로 넘어가는 고리의 '역할'을 해 주는 것을 멈춘다면 곧, 공空 체증體證 한 것이므로 즉시 순환의 고리가 멈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윤회의 연결의 고리를 공으로 파해 버려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을 설명할 때면 연기緣起를 먼저 설명하고, 연기의 본질은 바로 공에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제가 앞에서 12연기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이해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남은 문제는 반야심경과 12연기와의 관계인데, 먼저 앞의 설명을 이해하셨다면 이건 쉽습니다.
반야심경에서는 '무무명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진'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무명에서 노사(무명내지노사)에 이르는 과정도 없고, 역시 '없음도 없다'라는 이중부정을 한 것입니다. 이중부정을 쓰는 까닭은 긍정이 아니라, 12연기의 낱낱의 실상은 공성空性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그 성품이 공하니 미련을 갖고 집착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관점에서 보면 현장의 시대에도 공이란 용어는 사용했지만 공이라는 한 글자만으로는 미진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금강경’ 무無 비非만을 사용해 공의 의미를 표현하려고 애를 쓴 것에 비하면 반야심경에서 적극적이고 명확한 의미로 공을 사용한 것은 분명 '사건'이긴 합니다.

초반부에서도 거론했지만 저는 이 기회에 한국불교사에 처음으로 더 적극적인 주장을 제안해 봅니다. 삼법인의 첫째인 '제법무아'諸法無我에서부터 지금까지 공을 염두에 둔 모든 무아라는 용어를 '공아'空我로 대체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무아無我를 무조건 퇴출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무아는 '내가 없다', '실체가 없다','자성이 없다'라는 '없다'의 개념에 한정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불교에서의 '없다'는 뜻이 마치 공을 대표하는 사상인 것처럼 오해받을 일도 없고, 가르치는 사람이나 공부하는 사람이나 헷갈리거나 전달의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없을 테니까요 .
공空이라는 불교의 전문 용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있다 없다'라는 유무의 논리를 떠난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불교처럼 '무'無 자만 가지고 공을 말하려면 반야심경처럼 '무무명'(무명도 없고) 해놓고 '역무무명진'(무명의 다함도 역시 없고) 해야 하니, 복잡하고 번잡해 아주 이해하기가 고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심한 '공성'空性으로 풀이하려면 '무명도 없고', '무명이 다함도 없고' 여기에 더하여 '무명의 다함이 없음도 역시 없고', '그 무명의 다함이 없음의 없음도 역시 없고' 이런 식의 설명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제 주장의 확실한 근거는 제법무아 혹은 무아란 말을 중국에서 '만들 때' 공이란 용어가 없었다는 것이고, 이제는 공이란 말이 불교이해의 '키워드'가 되었으니 당연히 공아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제법무아의 '무아'는 진리의 언어이기 때문에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구요?

그러나 한글의 맞춤법도 몇 십 년마다 바꾸고 북한의 말과 남한의 말도 불과 50여 년 만에 전혀 다르게 굳어져 버린 것이 허다한데, 무려 2,000년이나 지난 용어를 한번의 '조정'도 없이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더욱이 '나' '깨달음'에도 실체가 없다는 '아공법공'我空法空이란 말을 가장 대승적 표현으로 쓰고 있는 것이 한국 불교사상의 현실이란 점을 감안할 때, '무아' '공아'로 대체하는 문제는 한국불교가 당장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불사佛事임이 분명합니다.

※ 본 내용은 성법스님 저서인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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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자료] 2월 7일 동영상법문이 올려졌습니다.
[불교신문] 군부대에 불서 보시한 성법스님
[새자료] 동영상 법문에 2월 5일 불교신문 취재장면

[총론회원법석]

業의 의미 한정.
업[業]과 업보[業報], 그리고 인과[因果]?
윤회에 대한 정의부터 하고 논해야...
윤회가 성립하려면 불변하는 주체가 있어야 할까?
심도있는 논의를 위한 중간 정리.
윤회 없는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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