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
☆고통의 원인과 소멸에 대해
집성제集聖諦는 고통과 괴로움의 원인을 말하는 진리라는 뜻입니다.
무명이라는 근본 어리석음으로 인해 중생들은 무상, 무아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중생들은 세상의 존재하는 것들이 자성이 있고 그 가치가 영원한 것으로 착각하여 그것들을 즐기는데 열중한다. 그 착각과 집착으로 인해 거짓 존재에 대해 실체를 부여하고 갈애渴愛에 빠지게 된다. 갈애로 인하여 중생들은 얻으려는 욕망과 혐오하는 시비심을 일으킨다. 이런한 생각의 연속이 업을 이루어 태어나고 죽는 일을 반복하게 만든다. 더욱이 중생들의 갈애와 집착은 육신이 사라져도 멈추지 않고 다음 생의 다른 몸으로 연장될 뿐이다.
아함경의 귀절을 분위기에 맞게 번역해 보았습니다. 고통과 괴로움의 원인은 바깥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보는 잘못된 인식과 진리에 미혹한 탓이라고 확고하게 설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에서는 '무유공포원리 전도몽상 구경열반'이라고 뒤에 설하는 구절이 바로 잘못된 인식(전도몽상)에서 벗어나면 삶과 존재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결국 열반의 경지에 이른다고 밝힌 구절입니다. 이 모두가 단 한마디 즉, 공空의 체득體得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덧붙이면 12연기의 무명에서 피해간 설명이긴 한데, 근본 어리석음인 무명은 어디에서 온 것이냐? 다시 말해 무명은 왜 존재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하신다면 사실 상당히 난처합니다.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하면 넘어가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재차 깨닫지 못한 이유로 무명이 생겨난다면 무명의 '실체'가 있는 것이냐고 다그쳐 오면 논리상으로는 '무명도 공한 것이라 본래 무명이라 할 것도 없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은 역시 실체가 없는 무명의 원동력은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대 폭발에 의해 우주가 생기기 이전의 상태를 현대 물리학으로는 아직 설명할 수 없듯이, 이렇게 무명과 깨달음을 가를 때 쓰는 '마음'이 불교에서 말하는 소위 '마음에 달렸다'는 참 의미인 것입니다. '내가 마음먹으면 너 혼날 줄 알아'라고 허풍떠는 마음이나, 마누라가 미장원에 갔다 왔는데 대뜸 '머리모양이 그게 뭐냐'고 하는 중생의 소갈머리 없는 마음을 진정한 '마음'이라 착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듯 사성제의 첫 설명에서 벌써 고통과 괴로움의 제1 원인은 '마음을 잘못 쓰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버렸습니다만, 사성제에 대한 나머지 부분도 이해해야 하니 설명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 본 내용은 성법스님 저서인 '마음 깨달음 그리고 반야심경'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