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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수행법/위빠사나/110

通達無我法者 2010. 12. 27. 21:50

 

  

 

안녕하십니까? 묘원입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지속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관계는 마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 변화가 있기 마련입니다.

 

좋을 때는 좋지만 마음이 변하여 소원해지면

오히려 적대적인 감정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서로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 잘 하게 되지만

자기의 기대에 충족되지 못할 때는 반대로 돌아서 버립니다.

바라는 마음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가족관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가족은 불가피한 공동체라서 관계가 쉽게 복원되지만

세상에서는 밥 먹듯이 만나고 헤어집니다.

이런 만남과 헤어짐에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있는 만큼 상처가 깊습니다.

그래서 만남을 기대하지도 말고 헤어짐을 슬퍼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모든 것들이 그저 일어나고 사라지고 스쳐 지나가는 일들뿐입니다.

 

수행자 여러분!

지난 시간에 이어서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몸을 알아차릴 때 호흡은 주 대상입니다.

그러나 몸에서 호흡을 알아차릴 수 없을 때는 무엇인가 다른 대상을 선택해야 하는데

사실 대상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은 누구에게나 주 대상이지만

수행을 할 때 의외로 호흡을 알아차릴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호흡을 너무 자세하게 알아차리려고 해도 몸이 긴장해서 일어나지 않으며,

또는 들떠서 집중이 되지 않아서 호흡을 알아차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자에게 있어서 호흡이 주 대상이지만

여러 가지 많은 대상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알아야합니다.

그러므로 호흡을 알아차릴 수 없을 때는 다른 대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없는 호흡을 알아차리기 위해서 애쓴다면 이것은 호흡에 대한 집착입니다.

 

만약 호흡을 알아차릴 수 없을 때는

마음을 가만히 가슴에 두고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가슴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느낌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알아차릴 대상이 많습니다.

만약 가슴에서도 느낌이 없다면 이때 덤덤한 느낌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그러면 차츰 미세한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을 대상으로 지켜봐도 좋습니다.

느낌은 꼭 무엇이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거나 호흡은 움직임이 분명하여 알아차리기가 쉽고

항상 있는 것이라서 주 대상으로 선택하지만

호흡을 알아차릴 수 없을 때는 무엇을 대상으로 해야 할 지 망설입니다.

 

이때 바로 앉음과 닿음을 선택하여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마하시에서는 호흡의 일어남과 꺼짐이 있은 뒤에 다시 일어남이 늦어질 때

그 사이에 앉음이나 닿음을 넣어서 틈을 없애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호흡의 일어남과 꺼짐 사이에 쉼이 길어지면

이 짧은 순간에 망상이 들어오거나 졸음에 떨어지기 때문에 쉼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쉼은 움직임이 없는 상태라서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때의 쉼에서는 쉬고 있는 것을 아는 마음으로 채우면 됩니다.

 

다시 말하면 일어남, 꺼짐, 쉼을 할 때 그 쉼이 어려우므로,

이제는 일어남, 꺼짐, 쉬고 있는 것을 아는 마음,

이렇게 하면 쉼을 적절하게 알아차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의 쉼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아는 마음으로 채운다는 생각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마하시 방법에는 앉음과 닿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외에도 오른손 닿음, 왼손 닿음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른편 어깨와 왼편 어깨를 알아차리면서

다양한 선택을 하여 수행이 싫증나지 않도록 합니다.

그래서 수행의 방편은 수행자의 근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의 목적으로 호흡을 알아차리기 전에

몸에 있는 눈꺼풀, 입술, 손, 엉덩이를 선택하여 그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마음을 편하게 길들이는 과정에서 몸의 느낌을 선택하였으며

또 호흡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 대안으로서의 몸의 느낌을 선택한 것입니다.

 

좌선을 시작해서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 이상 몸의 4곳을 알아차리는 것은

이곳들이 느낌이 강한 곳이라서 집중을 하기 좋기 때문에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상의 4가지 대상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수행자에 따라서 또 다른 곳을 선택해서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의 대상의 선택은 수행자의 각자의 몫입니다.

 

이렇게 엉덩이가 바닥에 닿아있는 느낌을 알아차린 뒤에

이번에는 몸이 아닌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눈꺼풀, 입술, 손, 엉덩이를 알아차린 뒤에 다시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이번에 현재를 알아차릴 때는 주위에서 나는 소리나 현재의 고요함이나

자신이 알아차릴 수 있는 어떤 대상이나 알아차려도 좋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몸과 마음이 대상이지만

6가지 감각기관에 와서 부딪히는 다른 모든 대상들도 알아차려야 합니다.

소리도 대상이고 냄새도 대상이고 고요함도 대상입니다.

그래서 외부에서 오는 손님에 대해서도 알아차림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 다시 여기에 앉아있는 몸을 전체로 지켜봅니다.

지금까지 몸을 알아차릴 때는 몸의 특정한 부분을 알아차렸지만

이제는 몸을 전체로 지켜봐야 합니다.

 

수행자가 몸을 알아차릴 때는 몸의 어느 한 부분을 알아차릴 수도 있고

때로는 몸을 전체로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는 것은 수행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몸을 전체로 알아차리면 몸의 어디에선가 움직임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코, 가슴, 배, 몸의 일부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움직임이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 강한 대상 하나를 선택해서 그곳으로 마음을 기울이십시오.

이것이 알아차려야 할 주 대상인 호흡입니다.

 

호흡은 코에서 일어나는 들숨과 날숨이 있고

가슴이나 배나 몸의 일부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풍대가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호흡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때는 심호흡을 세 번 크게 합니다.

이렇게 일어남, 꺼짐을 한 뒤에 이 중에서 강한 호흡이 있는 곳을 선택하여

알아차림을 지속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이 좌선을 시작한 뒤에 호흡을 알아차리기까지의 과정입니다.

이 과정까지 약 4분에서 5분이 걸립니다.

만약 좌선을 시작하고 이러한 과정까지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었다면

매우 훌륭한 수행을 한 것입니다.

 

수행을 시작하는 동안 5분여 동안이나 알아차림을 지속할 수 있었다면

빠르게 움직이는 마음이 상당한 수준에까지 집중이 된 것입니다.

 

초보 수행자는 처음에 호흡을 알아차릴 때 몇 차례 밖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여

대상에 마음을 머물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좌선을 시작할 때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적어도 초기에는 강력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좌선을 시작할 때의 수행방법을 다시 한 번 요약해 보겠습니다.

 

자, 자리에 앉아 몸의 긴장을 풉니다.

턱을 당기고 허리는 편안하게 펴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그런 뒤에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잠시 뒤에 이제 눈꺼풀로 가서 잠시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다시 입술로 가서 잠시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다시 손으로 가서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엉덩이로 가서 잠시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그런 뒤에 현재로 와서 소리나 고요함이나 현재 있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다시 몸을 전체로 지켜봅니다.

이때 몸의 코, 가슴, 배, 몸의 일부, 전면 중에서 강하게 움직이는 대상을 하나 선택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그 대상에 머물게 하여 일어나고 꺼지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알아차립니다.

 

수행자 여러분! 이상이 좌선을 시작하여 주 대상인 호흡을 알아차릴 때까지의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복잡해보이나 사실 이 수행에 숙달하면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좌선을 시작할 때 이러한 프로그램에 의해서 수행을 하면

초기에 얼마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몸과 마음과 가슴의 느낌을 적절하게 알아차리는 수행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수행을 할 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여

융통성 있는 수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기본으로 하여 자신이 얼마든지 변형을 시켜서

수행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수행을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수행은 재미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속박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인내는 필요합니다.

특히 위빠사나 수행은 억지를 부리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신에 맞는 수행방법을 계발하여 흥미를 잃지 않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에 맞는 수행방법을 계발하는 것도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수행자가 수행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집중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수행을 하다가 장애가 생길 때는 수습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수행 중에 한번 마음이 달아나면 이내 흥미를 잃고 수행을 그만 두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한번 엉킨 수행을 풀기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이때 새로 좌선을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좌선 중에 수행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수행을 그만 두려고 할 때

이 방법으로 새로 시작하면 이내 잘못된 것이 수습됩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좌선을 시작할 때의 수행방법은 수행할 때뿐만이 아니라

수행을 시작하는 중에도 언제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수행방법입니다.

때로는 좌선 중에 몇 번이고 좌선을 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좌선을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수행프로그램을 긴요하게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좌선을 시작할 때의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에는 좌선 초기의 과정이 지난 뒤에

좌선을 계속할 때의 수행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주 대상인 호흡을 알아차리는 다양한 위치와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코, 가슴, 배, 몸의 일부, 전면에서 주 대상인 호흡을 알아차릴 때

처음에는 매우 부드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호흡이 느껴진다고 해서 덥석 잡으려 들면 호흡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 호흡을 자세하게 알려고 하면 몸이 긴장하여 호흡이 숨어버립니다.

그리고 마음이 자꾸 달아나서 집중이 되지 않을 때는 있는 호흡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호흡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알아차려야 합니다.

 

코의 호흡에서는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콧구멍 입구에 마음을 두고 들어오는 바람과 나가는 바람을 알아차립니다.

어느 곳에서 호흡을 알아차리건 인위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을 지속하면 들어오는 바람은 차갑고

나오는 바람은 따뜻하게 느낄 때가 올 것입니다.

또는 들어올 때의 바람은 축축하지만 나올 때의 바람은 건조한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알아차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알아차릴 때까지 부단하게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때 이런 호흡의 변화를 주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매번의 호흡이 모두 같은 호흡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평생 동안 해온 호흡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습니다.

시간으로도 같은 것이 없습니다.

또 호흡은 길고, 짧고, 강하고, 약하고, 부드럽고, 단단한 것들이

매번 다르게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이런 변화를 통해서 호흡의 무상을 알면

호흡이 같은 호흡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여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고 매번 같은 호흡이라고 느낄 때는 얼마 가지 않아서 싫증이 납니다.

그래서 집중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처음에 호흡을 알아차릴 수 없을 때는

인위적으로 세 번 크게 들이쉬고 내 쉬는 것을 말씀드린 것은 하나의 방편입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호흡을 만들어서 하지 않아야 합니다.

호흡을 만들어서 하면 인위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이라서 안 되기도 하지만

매우 피곤해서 수행을 계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만약 여러분들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피곤하다면

장시간 호흡을 만들어서 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호흡에서 개입해서 스스로 일으키지 말고

일어나고 꺼지는 호흡을 그대로 두고

단지 그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좌불교한국명상원 원장

http://cafe.daum.net/vipassana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