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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믿어서 마음이 기쁜 것을 신근이라 하고, 스스로 행법을 지켜서 제로부터 몸과 마음을 받음을 능근이라 하고, 정진하여 제로부터 도제를 생각하는 것을 식근이라 하고, 수의가 되어 제로부터 마음을 하나로 하여 한결같이 제로부터 그치는 것을 정근이라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여 제로부터 제를 관하는 것을 힐근이라고 하여 도의 마음으로 삼는다. 이를 오근이라고 한다.
해설 수식 등 안반수의는 다시 오근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근이란 눈, 귀, 코, 혀, 몸의 다섯 가지 감각기능이다. 이에 마음의 기능인 의근을 더하여 육근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들 감각기능은 외계의 대상을 대하며 그에 대한 감지기능으로 우리의 생활을 이루는 근본능력이다. 그러므로 뿌리라고 했다.
그러면 뿌리가 되는 감각기능은 어떤 것인가. 《삼십칠도품경》에서는 신근, 정진근, 염근, 정근, 혜근의 다섯을 들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번뇌를 누르고 올바른 깨달음의 길로 나가게 하는 뛰어난 작용을 한다고하여 오근이라고 한다. 따라서 안반수의는 이들 오근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전시키는 인연이다. 호흡이 청정한 세계에 이르면 부처님의 법을 보게 되고, 부처님의 법을 떠나서는 만물이 있을 수 없으며, 나의 삶이 모두 부처님의 법 속에 있음을 알게 되어 부처님을 믿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스스로 기쁨이 솟아난다. 이 기쁨은 근본으로부터 얻어지며 법, 곧 진리와 하나가 된 절대생명을 증득한 기쁨이다. 이때는 무한한 기쁨 속에서 힘이 솟아나므로 선과 악을 가려서 선을 행하여 노력하게 된다. 즉 능근이 생한 것이다. 신근으로부터 능근, 곧 선을 위해서 정진하는 근본능력이 솟아나게 된다. 그래서 정진근(精進根) 또는 정근근(精勤根)이라고도 한다.
또한 이때는 고집멸도 사제의 도리와 고와 고의 원인과 고를, 멸하는 길을 알게 되므로 고를 없애기 위한 행법을 잘 지켜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고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이는 우리가 본래부터 갖추고 있던 능력이 정진력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사성제를 아는 기능이라고 하여 식근이라고도 하고, 마음에 사성제를 알아서 올바른 행법을 생각한다고 하여 염근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것은 마음이 한결같이 사성제를 떠나지 않으니 고를 보고, 고로부터 떠나는 것을 보며, 고가 떠난 올바른 세계에 머문다. 이것이 정근이다. 이때는 마음이 바르게 되고 몸이나 말이나 일체의 움직임도 바른 것만을 행하게 된다. 고는 이미 사라지고 밝고 기쁜 삶만 남았으니 선과 악을 분별하여 악을 선으로 바꾸고, 일체의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상응하여 지혜가 나타난다. 이러한 지혜를 힐근이라고 했다. 이들 다섯 가지 기능이 원만히 이루어져서 비로소 도가 행해지고 진리와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살게 된다. 《대지도론》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믿음의 길과 도를 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선법(善法)을 신근이라 하고, 이 도를 행하여 도의 법을 도울 때에 부지런히 노력하여 구하는 것을 정진이라고 하고, 도와 도를 돕는 법을 생각하여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음을 염근이라 하고, 일심으로 생각하여 흩어지지 않음을 접근이라 하고, 도와 도를 돕는 법을 위해서 무상등 16행(염식단(念息短), 염식장(念息長), 염식변신(念息邊身), 제신행(除身行), 각희(覺喜), 각락(覺樂), 각심행(覺心行), 각심(覺心), 영심희(令心喜), 영심섭(令心攝), 영심해탈(令心解脫), 무상행(無常行), 단행(斷行), 이행(離行), 멸행(滅行)을 관함을 혜근이라 한다. 이 다섯 가지가 오근이다."
이들 16행은 16의 수승한 행법으로 십륙특승(十六特勝)이라고도 한다. (1) 염식단: 수식을 행함에 숨이 짧으면 마음에 조바심이 난 것이니 그 짧은 숨에 마음을 집중하여 의식적으로 호흡한다. (2) 염식장: 마음이 미세해지면 호흡도 길어지니 긴 호흡에 의식적으로 집중한다. (3) 염식변신; 우리의 몸은 공이므로 온몸에 숨이 두루 찼다가 다시 나쁜 기운을 내보낸다고 생각하여 관한다. (4) 제신행: 수식을 행하면 마음이 안정되어 몸의 움직임이 적어지니 이를 관한다. (5) 각희: 수식을 할 때 생기는 기쁨을 관한다. (6) 각락: 몸의 안락함을 감지한다. (7) 각심행: 어떤 일로 기쁨이 생기면 그 기쁨으로 인해서 탐심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고, 그 탐심으로 인해서 화를 입게 됨을 깨달아 안다. (8) 제심행: 마음에 탐심이 일어났으면 그 탐심을 없애고 밖에서 들어온 기쁨을 버린다. (9) 각심: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거나 들뜨지 않았으면 이를 안다. (10) 영심희: 마음이 가라앉으면 기쁨을 일으켜서 기뻐한다. (11) 영심섭: 마음이 들떠서 일어나면 진정시킨다. (12)영심해탈: 마음이 들뜨거나 가라앉기만 하지 않게 되어 해탈하여 안다. (13) 무상행: 마음이 고요하여 일체의 사물이 무상함을 안다. (14) 단행: 무상을 알아서 번뇌를 끊는다. (15) 이행: 번뇌를 끊어 잡다한 일로부터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 (16) 멸행: 일체로부터 떠나서 일체가 없어진다. 이들 16의 특승함을 관하는 것이 지혜이다. 수식수의(數息守意)를 닦아서 능히 고요함에 이르면 이들 16의 특승함을 얻는다. 《수행도지경》 제 5에 이 16특승에 대한 간결한 설명이 있다.
"수행자가 적정을 바라면 마땅히 안반출입식을 알지니라. 두 가지 허물이 없어지고 네 가지 일을 알며 마땅히 기특한 16의 변화가 있으리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하나는 수식, 둘째는 상수, 셋째는 지관, 넷째는 환정이니, 이에 송하되 '마땅히 수식과 상수로써 곧 세간의 만물을 관하고, 환정의 행으로써 그 마음을 억제하나니, 이들 네 가지의 올바름으로써 정의(定意)가 되느니라.'
수식의 길고 혹은 짧음이 두 가지 허물이 된다. 이를 버려야 한다. 이에 송하되 '만일 수식이 길고 짧으면 전도되어 차제가 없다. 안반수의는 이를 버리고 두 가지 허물이 없나니.'
무엇을 16특승이라고 하는가. ① 수식이 길면 곧 알면, ② 숨이 짧으면 알고, ③ 마음과 몸이 움직이면 곧 알고, ④ 숨이 화석(和釋)하면 곧 알고, ⑤ 희열이 있으면 곧 알고, ⑥ 안온해지면 곧 알고, ⑦ 마음의 간곳을 알고, ⑧ 마음이 유순해지면 곧 알고, ⑨ 마음의 깨달은 바를 곧 알고, ⑩ 마음에 환희가 있으면 곧 알고, ⑪ 마음이 항복했으면 곧 알고, ⑫ 마음이 해탈하면 곧 알고, ⑬ 무상함을 보면 곧 알고, ⑭ 만일 욕심이 없으면 곧 알고, ⑮ 적연(寂然)을 보면 곧 알고, ? 도로 들어간 것을 보면 곧 안다. 이를 수식십륙특승(數息十六特勝)이라 한다.
이에 송하되 '각각 수식의 장단을 알고, 능히 숨과 몸이 움직일 때를 알고, 그 행을 알아서 고요한 몸이 된다. 기쁨은 이와 같이 다시 즐길 바이니 안온함을 아는 일이 곧 여섯째요, 뜻의 행함이 일곱, 마음을 온화하게 푸는 마음의 행이 여덟, 그 마음을 알고 이로 인해서 환희를 얻어 마음을 억제하여 항복시켜서 움직이지 않게 한다. 자재로이 유순하게 행하게 하여 무상으로써 제욕을 멸한다. 마땅히 이 세 가지 일을 관할지니 행의 가는 바를 안다. 이것이 16특승이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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