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석벽에 인각된 달마 석벽에 인각된 달마 달마에게는 목마름도 배고픔도 없었다 달마가 앉아있던 자리 아무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석벽엔 달마의 그림자가…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 갔다. 몇 년이 훌쩍 지나고 소실산(小室山)에도 다시 봄기운이 감돌았다. 추위를 뚫고 초록빛이 산야에 피어 올랐다. 이 날도 새벽부..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2
33. 선무공(禪武功)의 뿌리 선무공(禪武功)의 뿌리 지인은 그날 이후 틈만 나면 동굴로 올라왔다 이리의 시체를 살펴보니 콧등 급소엔 돌멩이 흔적 예사 솜씨가 아니었다. “고약한 이리 같으니라고! 감히 조사님도 몰라보고 성스러운 동굴을 더럽히려 하다니.”지인은 목에 힘을 주면서 동굴 밖으로 나갔다. 땅바닥에 축 늘어져..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2
32. 이리떼의 습격 이리떼의 습격 푸른 눈빛들은 반원형으로 달마를 에워쌌다 손에 작은 돌을 쥔 채 달마를 향해 환하게 웃는 소년 티가 남아있는 승려 달마는 초조하고 불안했다. 자세를 가다듬고 다시 입정에 들려고 했다. 모든 것을 잊으려 애썼다. 온종일 꼼짝도 않은 채 앉아 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좀처럼 집중이..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2
31. 달마동굴의 내력 달마동굴의 내력 달마는 신룡이 떠난 자리에서 입정에 들었다 뜨거운 불길이 솟아올랐다 굉음이 울리면서 온 산이 진동 금빛 찬란한 화룡이 비상했다 달마는 천천히 동굴 속으로 걸음을 떼어 놓았다. 발소리는 커다란 울림이 되어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마치 동굴의 메시지인 것 같기도 했고..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2
30. 소실산의 석굴(石窟) 소실산의 석굴(石窟) ‘밝은 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깨달음’이다 소실산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반야다라가 암시한 땅인데 섣불리 떠날 수 있겠는가 당시 중국 땅에서는 대승과 소승의 파벌다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비단 중국뿐만 아니었다. 천축에서조차 이런 다툼은 빈번하게 일..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2
29. 모든 승려들이 도열하여 달마를 영접했다 모든 승려들이 도열하여 달마를 영접했다 소림사와의 인연 소승과 自利에 안주 중생 제도 못하는 현실 못내 안타까웠다 소림사는 북위(北魏)의 효문제(孝文帝) 태화(太和) 19년(단기 2828년, 서기 495년)에 창건됐다. 중원 땅을 밟은 천축의 승려는 달마가 처음은 아니다. 이보다 훨씬 앞선 인물이 발타 대..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0
28. 숭산 소림사(嵩山 少林寺) 숭산 소림사(嵩山 少林寺) 눈을 감자 온 우주가 내 안에 들어왔다 다섯 봉우리에 둘러싸인 소림사와 두 그루 계수나무 마치 연꽃 한복판에 선듯 달마는 숭산이 세 개의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번쩍’하는 영감이 스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셋(三)이 하나(一)를 이루는 철리(哲理)를 상..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0
27. 해 떨어지는 낙양(洛陽) 해 떨어지는 낙양(洛陽) 달마의 발자국엔 빗물이 고여 있었다 조사가 보이지 않았다 자광대사는 빗줄기를 뚫고 이곳저곳 찾아 나섰다 지극한 간병 덕분에 달마는 곧 건강을 되찾았다. 자광 대사의 안내를 받으며 절 안팎으로 산책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달마는 영령사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이 ..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0
26. 낙양 영녕사(洛陽 永寧寺) 낙양 영녕사(洛陽 永寧寺) 몸과 마음이 자기 것이 아닌 듯 싶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세상을 구하는 일 회피할 수는 없다. 달마는 갈대 위에 몸을 싣고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양자강의 북쪽 기슭까지 떠내려왔다. 멀리서 들리던 함성도 이제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달마는 모래톱에 가볍게 내려섰..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0
25. 일위도강(一葦渡江) 일위도강(一葦渡江) 달마를 실은 갈대묶음은 북쪽으로 흘러갔다 병사들도 무릎을 꿇고 모두가 한마음이 된 듯 한없이 절을 했다 무승 철타가 이끄는 군졸들을 뒤따라 수많은 인마(人馬)가 먼지를 일으키며 강변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보리달마는 너무나 많은 병력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새삼 놀.. 달마이야기·이규행 2008.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