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대반야경」의 관 / 동산 오본(洞山悟本)스님 「대반야경(大般若經)」에 말하였다. “응당 욕계(欲界)와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가 ‘공(空)’임을 ‘관(觀)’하여야 한다. 대보살인 선현(善現 : 수보리)은 이 관(觀)을 닦을 때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았다.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면 경계를 보지 않고 경계가 보이지 않으면 깨달을 것도 없다.”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83. 불도를 밝힌 두 편지글 대각 회연스님은 지난날 남악(南嶽)의 삼생장(三生藏)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므로 총림에서는 스님을 ‘연삼생(璉三生)’이라 하였으며, 문장과 이론이 훌륭하여 당시 저명한 공경대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아왔다. 내 일찌기 스님이 손신노(孫莘老)에게 보낸 글을 읽어보고 천하에 뛰어난 인재임을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82. 백운 수단스님의 수행이력 백운 수단(白雲守端 : 1025~1072)스님은 동오(東吳) 사람으로 서여산(西余山)에 머물고 있을 때 사자춤놀이를 보고서 깨쳤다. 그리하여 흰 옷감에 사자 가죽처럼 알록달록한 물감을 들여 입었다. 혹 법당에 올라 납자를 맞이할 때면 이 옷을 펼쳐 보이고, 눈 내리는 아침이면 껴입고 성안으로 들어가니 어.. 임간록(林間錄) 2008.03.12
81. 황제의 말을 뒤따르는 문구 / 대각 회연(大覺懷璉)스님 인종(仁宗) 황제가 대각 회연(大覺懷璉 : 1005~1090)스님과 함께 서로 법을 즐기며 주고 받은 싯귀가 매우 많다. 그러나 모두 옛분들의 말을 따라 쓴 글일 뿐, 애당초 새롭고 크고 오묘한 말들은 감히 하지 않았다. 평소에 지은 글을 살펴보면 절묘하고 뛰어난 귀절이 매우 많았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 문장.. 임간록(林間錄) 2008.03.12
80. 지나친 겸손에서 오는 폐단을 경계함 내 요사이 동오(東吳)와 경회(京淮) 지방을 돌아다니며 살펴보니 법회는 매우 융성하나 법을 주재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겸손하여 옛스님들의 격식을 무너뜨려 버렸다. 예를 들면 옛스님들은 법당에 올라 옷을 여미고 좌정하면 시자가 법회를 열어도 좋겠느냐고 물어보고 물러간 뒤에 대중이 공경을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79. 사문이 자신을 내리깎는 말세풍조 / 명교 설숭(明敎挈嵩)스님 명교 설숭(明敎挈嵩 : 1007~1072)스님께서 항시 개탄하셨다. “사문(沙門)이 고상하게 된 것은 자비로우신 부처님의 힘인데 말세에 와서 어지럽게 된 까닭은 우리 스스로가 비천하게 만든 것이다. 사문은 천자를 볼 때에도 ‘신(臣)’이라 일컫지 않는 법이다. ‘신(臣)’이란 공경 대부 따위의 벼슬.. 임간록(林間錄) 2008.03.12
78. 알음알이로 이해하는 것을 경계함 / 조계 육조(曹溪六朝)스님 「대반야경(大般若經)」에 이렇게 말하였다. “많은 천자(天子)들이 ‘모든 야차들의 말과 주문은 은밀하지만 알 수는 있다. 그러나 선현(善現 : 수보리)존자가 이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密多)에 대하여 보여주신 갖가지 말씀을 우리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하자 선현존자는 그들의 마음을 .. 임간록(林間錄) 2008.03.12
77. 수산스님의 전법강요 /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 지난날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은 법을 전수하는 요점〔傳法綱要〕을 게송으로 읊은 적이 있다. 쯧쯧 ! 못난 낭군이여 기연(機緣)이 오묘하여 아는 이 없어라 봉림관을 깨부수고 물 위에 신을 신고 서 있네. 咄咄拙郞君 機妙無人識 打破鳳林關 穿靴水上立 쯧쯧 ! 꾀많은 아가씨여 베틀을.. 임간록(林間錄) 2008.03.12
76. 의심받은 불사 / 법창 의우(法昌倚遇)스님 법창 의우(法昌倚遇 : 1005~1081)스님은 북선 지현(北禪智賢)스님의 법제자이다. 주지생활 30년 동안 화전을 일구어 농사짓고 살면서 스님들이 그 곳을 찾아오면 반드시 그를 시험해 보았다. 홍영 소무(洪英邵武)스님과 성(聖)스님은 모두 황룡(黃龍)스님 문하의 훌륭한 제자들인데 그들과 우의가 두터웠.. 임간록(林間錄) 2008.03.12
75. 빗자루를 외우며 깨침 어느 스님이 나에게 물었다. “예컨대 ‘수행을 많이 한 사람도 인과(因果)에 떨어집니까?’ 라고 물으면, 어느 사람은 ‘떨어지지 않는다’ 하고 어느 사람은 ‘어둡지 않다’ 합니다. 또한 ‘무엇이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천수천안〔大悲千手眼〕입니까?’ 라고 물으면, 누구는 ‘자기 온몸〔通身.. 임간록(林間錄)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