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118

63. 도를 간직하고 조용히 정진함 / 지장 계침(地藏桂探)스님

지장 계침(地藏桂探 : 867~928)스님이 설봉(雪峯)스님과 현사(玄沙)스님의 도를 크게 진작시킬 수 있었던 것은 큰 법을 간직하고 조용히 물러나 살면서 정진한 덕택이다. 내 일찍이 스님의 인품을 그려보니 성 모퉁이 낡은 절의 삼문은 식어버린 재처럼 고요하기 그지 없었지만 도가 담긴 스님의 용모는 ..

60. 지언 법화스님의 자재행 / 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

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은 용모가 옛스럽고도 괴상하였다. 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때때로 혼자서 중얼거리고 웃으면서 저자거리를 돌아다녔다. 도포자락을 걷어부치고 달린다거나 또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엇을 그린다거나 아니면 한참동안 우두커니 서 있기도 하고, 고기집. 술집..

59. 구양수를 감복시킨 설법 / 구양 문충군(歐陽文忠公)

구양 문충공(歐陽文忠公 : 歐陽修)이 낙양에서 벼슬하던 때, 어느날 숭산(崇山)을 유람하는 길에 노비와 관리를 모두 물리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 어느 산사에 이르렀다. 안으로 들어서니 말쑥한 대나무 숲이 뜨락에 가득하고 맑은 서리속에 새소리 지저귀는 경관은 그지없이 맑기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