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 15. 시 중 15. 한 스님이 물었다. "옛사람이 '나에게 큰 병이 있는데 세속에서 고칠 병이 아니다'하였는데 무 슨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수술해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다." "일체중생에게도 이 병이 있습니까?" "사람마다 다 있다." "스님도 이 병이 있습니까?" "병이 생겨나는 곳을 딱 집어내지 못한다." "일체..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14. 시 중 14. 한 스님이 말했다. "저는 온몸이 병들었으니 스님께서 치료해 주십시오." "치료해 주지 않겠네." "어째서 치료해 주지 않으십니까?" "그대를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하련다."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13. 시 중 13. 육긍대부(陸亘大夫)가 남전(南泉)스님에게 물었다. "성이 무엇입니까?" "왕씨(王氏)요." "왕에게도 권속이 있습니까?" "네 명의 신하가 어둡지 않습니다." "왕은 어느 자리에 거처합니까?" "옥전(玉殿)에 이끼가 끼었습니다." 한 스님이 이 이야기를 가지고(擧揚)스님(조산)께 물었다. "옥전에 이끼..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12. 시 중 12. 스님께서 강상좌(强上座)에게 물었다. "부처님의 참된 법신은 허공과 같되, 물에 달이 비치듯 사물에 응하여 모 습을 드러낸다. 그 응해 주는 도리를 무어라고 말하겠느냐?" "나귀가 우물을 보는 격입니다." "말을 하려면 확실히 해야 얼추 맞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님께서는 어떻게 말씀..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11. 시 중 11. 지의도자(紙衣道者)가 찾아와 뵙자 스님께서 물었다. "지의도인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무엇이 종이 옷(紙衣) 속의 일이더냐?" "옷 하나 몸에 걸쳤다 하면 만법이 모두 다 여여합니다." "무엇이 종이 옷 속의 작용이더냐?" 지의도인은 앞으로 가까이 가서 끄덕끄덕하더니 선 채로 죽어(脫去)..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10. 시 중 10. 스님께서 덕상좌(德上座)에게 물었다. "'보살이 선정에 들어 큰 코끼리가 강을 건너는 소리를 듣는다'하였는데 무 슨 경에 나오는 말씀이냐?" "「열반경」에 나옵니다." "선정에 들기 전에 들었겠느냐, 선정에 든 뒤에 들었겠느냐?" "스님, 흘러갑니다." "말을 하려면 분명하게 해야 비로소 반쯤 ..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9. 시 중 9. 경청(鏡淸)스님이 물었다. "맑고 텅 빈 이치라서 아예 몸이 없을 땐 어떻습니까?" "이치(理)로야 그렇다치고 사실(事)은 어떡하려고." "이치로나 사실로나 여여합니다." "나 한 사람 속이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치고 여러 성인의 눈을 어찌하겠느냐?" "여러 성인의 눈이 없다면 그렇지 않은 줄을 ..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8. 시 중 8. 청세(淸稅)라는 스님이 물었다. "저는 외롭고 가난하오니 스님께서 구제해 주십시오." "청세는 이리 가까이 오게나." 청세스님이 가까이 앞으로 가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청원(淸原) 백가(百家)의 석 잔 술을 마시고서 입술도 축이지 못했다 하 는구나." 현각(玄覺)스님은 말하였다. "어느 곳..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7. 시 중 7. 금봉 지(金峯志)스님이 오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무엇하러 왔느냐?" "지붕을 덮으러 왔습니다." "다 했느냐?" "이쪽은 끝냈습니다." "저쪽 일은 어찌 되었느냐?" "공사 끝나는 날 스님께 보고드리겠습니다." 스님께서는 "그래, 그렇지" 하셨다. 조산록(曹山錄) 2008.02.25
시 중 6. 시 중 6. 지거(智炬)스님이 스님을 찾아뵙고 물었다. "옛사람은 저쪽 사람을 이끌어주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체득해야 하겠습니 까?" "뒤로 물러나 자기에게 나아가면 만에 하나도 실수가 없다." 지거스님은 말끝에 현묘한 이해(玄解)를 싹 잊었다. 조산록(曹山錄) 2008.02.25